2026-08-12 · 6분 읽기
음식물이 든 분실물은 원칙적으로 받지 않는다.
상하니까. 냄새가 나고, 벌레가 꼬이고, 보관대 전체를 못 쓰게 만든다. 역무원이 습득해 오면 내용물을 비우고 용기만 접수하거나, 아예 폐기한다.
그런데 3월 3일 화요일 아침, 박 주임님이 도시락통 하나를 들고 왔다.
"이거 어쩌지."
스테인리스 2단 도시락통이었다. 손때가 묻어 모서리가 반질반질했다. 열어보니 밥과 반찬이 그대로 들어 있었다. 아직 따뜻했다.
"비우고 통만 접수할까요?"
"그러자니 좀." 박 주임님이 뒷머리를 긁었다. "누가 아침에 싸서 나온 건데."
우리는 결국 내용물을 비우고 통만 접수했다. 보관대 아래 칸에 넣으면서 나는 대장에 적었다. 3월 3일, 스테인리스 2단 도시락통, 4호선 열차 내.
한 달 뒤, 4월 7일 화요일에 같은 통이 또 들어왔다.
세 번째로 들어온 5월 5일에 나는 대장을 뒤로 넘겼다.
전부 그달의 첫째 주 화요일이었다. 그리고 전부 4호선 열차 안에서 습득됐고, 전부 밥이 든 채였다.
같은 통이었다. 뚜껑 모서리에 난 흠집이 똑같았으니까.
그러니까 누군가 매달 첫째 주 화요일마다 도시락을 싸서 지하철을 타고, 그걸 두고 내린다.
우산은 매주였고, 이건 매달이다.
매주 반복되는 일은 생활이다. 출퇴근, 학원, 정기 모임. 그런데 매달 첫째 주 화요일은 생활의 리듬이 아니다. 그건 일정이다. 병원 예약이거나, 면회거나, 성묘거나.
밥을 싸서 간다는 건 누군가에게 준다는 뜻이다. 그리고 두고 내린다는 건 주지 못했다는 뜻이고.
나는 세 번째 통을 씻으면서 안쪽을 봤다. 밥칸과 반찬칸 사이에 얇은 칸막이가 있었고, 반찬칸이 두 개로 나뉘어 있었다.
한 사람 몫이었다.
그날 나는 4호선 승강장에 나가 있었다.
이건 규정 위반은 아니지만 업무도 아니다. 점심시간을 당겨 쓰고, 습득물이 자주 나오는 시간대에 승강장 벤치 근처에 서 있었다.
열한 시 이십 분쯤, 도시락 가방을 든 여자가 열차에서 내렸다.
가방을 벤치에 내려놓고, 앉았다. 그리고 한참 앉아 있었다.
십 분쯤 지나 다음 열차가 왔다. 여자는 일어나서 열차를 탔다. 가방을 벤치에 둔 채로.
나는 가방을 집어 들고 열차 문이 닫히기 전에 올라탔다.
여자는 문 옆에 서 있었다. 육십 대 초반쯤. 카디건 소매를 손끝까지 내려 잡고 있었다.
"저기요."
내가 가방을 들어 보이자 여자의 얼굴이 굳었다.
"두고 내리셨어요."
"…"
"3월에도, 4월에도, 5월에도요."
여자는 가방을 보지 않았다.
"분실물 보관소 직원이에요. 통은 다 보관하고 있어요. 세 개."
"…버리셔도 되는데."
"음식이 들어 있어서 못 버렸어요."
여자가 그제야 나를 봤다.
"아들이 상계동에 있어요."
여자가 창밖을 보며 말했다.
"매달 첫째 주 화요일이 면회일이에요. 3년 됐어요."
나는 상계동에 뭐가 있는지 물어보지 않았다. 물어볼 필요가 없었다.
"밥은 못 들여요. 규정상. 알면서도 매번 싸요."
"…"
"싸서 여기까지 오면, 그래도 뭔가 한 것 같아서요."
여자는 손끝으로 소매를 더 끌어내렸다.
"그런데 면회 끝나고 도로 들고 집에 가는 게, 그게 제일 힘들어요. 그래서 그냥…"
"…두고 내리시는군요."
"네."
다음 날 여자가 보관소에 왔다.
나는 통 세 개를 꺼내 창구에 올려놓았다. 씻어서 말려둔 것들이었다.
"이거 다 제 건데, 어떻게 하죠."
"가져가셔도 되고, 소유권 포기하시면 저희가 처리해요."
여자는 통을 만지작거리다가 말했다.
"세 개나 있으면 못 버리겠네요."
"…"
"하나면 몰라도."
나는 잠깐 생각하다가 말했다.
"그러면 이렇게 하시는 건 어떨까요."
"네?"
"다음 달에도 싸세요. 면회 가시고요."
여자가 나를 봤다.
"그리고 돌아오실 때 여기 들르세요. 통은 여기 두고 가시고."
"…그게 무슨."
"어차피 두고 내리시잖아요. 그럴 거면 여기다 두세요. 제가 씻어서 보관할게요. 다음 달에 오시면 드리고요."
여자는 오래 말이 없었다.
"그러면 매달 통을 사지 않아도 되잖아요." 내가 말했다. "세 개면 돌려 쓰기 충분해요."
여자가 나가고 나서 나는 자리에 앉아 한참 있었다.
내가 왜 그런 제안을 했는지 나도 잘 몰랐다. 규정에 그런 건 없다. 분실물 보관소는 물건을 대신 보관하는 곳이지, 매달 도시락통을 씻어주는 곳이 아니다.
박 주임님이 지나가다 물었다.
"뭐 하는 거야, 그거."
"…그냥요."
"자기도 참." 박 주임님이 웃었다. "매달 하는 거 하나 더 늘었네."
나는 대꾸하지 않았다.
박 주임님은 내가 매달 하는 일이 하나 있다는 걸 안다. 3년째 하고 있고, 매달 마지막 주에 한다. 대장 맨 뒤 페이지를 펴서, 한 줄을 지우고 다시 쓰는 일이다.
보류 연장.
무슨 물건인지는 박 주임님도 묻지 않았다. 3년 동안 한 번도.
여자가 왔다. 오후 세 시쯤이었다.
가방에서 통을 꺼내 창구에 올려놓았다.
"오늘은 두고 내리지 않았어요."
통은 비어 있었다.
"…드셨어요?"
"승강장에서요." 여자가 조금 웃었다. "혼자 다 먹었어요. 두 그릇이라 좀 많더라고요."
나는 통을 받아 들었다.
"다음 달에도 오세요."
"네."
여자가 나가고, 나는 통을 씻어서 보관대 아래 칸에 넣었다. 대장에는 이렇게 적었다.
7월 7일, 스테인리스 도시락통 1점, 임시 보관.
임시 보관이라는 항목은 규정에 없다. 그래도 나는 그렇게 적었다.
다음 화 — 「5화: 주인이 찾아가지 않는 반지」
이 소설은 창작이며, 등장하는 인물·장소·사건은 모두 지어낸 것입니다.